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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와 인생에 대한 중얼거림~
by sunny-artem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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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바람의 나라>를 3회까지 보고는 다시는 안보겠다고 생각을 했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1.원작에 대한 잘못된 해석 :

-만화 <바람의 나라>는 <태왕사신기>에서 그려졌던 4신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작품이다.

고구려 건국 초기, 권력을 중심으로 한 현실의 이야기를 중심 씨줄로 삼고 있다면,

그 속에 4신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 멜로와 환상의 이야기가 날줄로 얽혀있는 작품이다.

즉, 리얼리티와 판타지가 교묘하게 얽혀있어서,

강한 임금인 무휼-대무신왕-이 왜 자식을 죽이는 아비일 수밖에 없었는지,

왜 강한 임금이 될 수밖에 없었는지의 이유가 너무나 아름답게 그려져 있는 작품이다.

그런데, 드라마는 여기서 날줄을 모두 지워버렸다.

오로지 씨줄인 권력의 이야기만 주가 된 작품.

그러다보니, 상대적으로 작품 초반에 유리왕이 중심이 되었고(마치 <주몽> 초반에 금와왕이 빛난 것처럼),

각 부족 수장들과 왕권의 싸움이 초점이 된 것이다.

판타지와 멜로의 감상적 정서가 완전 배제된 권력의 역사 드라마는, 그래서 밋밋하고 재미가 없다.

 

2.<주몽>의 답습 :

-판타지를 버린 이 작품은 '무휼'의 성장,성공담으로 초점을 맞춘 듯하다.

그런데, 그 모습이 영락없는 <주몽>이다. 

왕족이면서도 버려져 거칠게 자랄 수밖에 없던 어린 시절, 그 속에서도 선택받은 자의 빛나는 재능.

앞으로는 '주몽'처럼 여러 어려움들을 헤쳐가며 훌륭한 왕의 실력이 빛을 발해 왕위에 오를 것이 뻔하다.

이미 기존 드라마의 구조를 그대로 답습하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이 어디있을까?

그것도 고구려 시조와 그 손자의 이야기를!   

 

3.부실한 리얼리티 :

-원작의 리얼리티와 판타지 중에서 판타지를 버렸다면, 리얼리티에는 충실해야 한다.

실제 대무신왕인 무휼은,

"부모를 죽이고, 형제를 죽이며, 자식까지 죽여 결국은 고구려를 망하게 할 운명을 타고난 인물"이 아니다.

오이디푸스가 아니란 말이다.

해명이 죽고나서 어린 나이에 태자 자리에 올랐고,

이미 여섯 살 때 이웃나라 사신에 대한 에피소드를 통해 그의 영특함을 드러내었다는 것이 역사서에 기록되어 있다.

자식들에게 죽음을 강요한 괴팍한 아버지 유리왕 밑에서 태자 자리를 지키며

결국은 왕위에 오르는 그는 성장과정 자체가 왕으로서의 성장과정이었다.

따라서, 이 드라마가 정말 리얼리티를 지향하였다면, <주몽>의 어설픈 구조의 답습으로 나갈 것이 아니라,

왕자로서의 무휼이 어떻게 치열한 권력다툼에서 살아남고,

어떤 과정으로 유리왕을 능가하는 왕이 될 수 있었는지에 보다 무게가 실려야하는 것이다.

역사 속에 숨쉬는 현실의 무휼, 잘 알려지지 않은 무휼은 '어리버리->왕'이 아닌

'영특한 왕자->차갑고 강인한 왕'이 된 인물이기에,

이 작품은 리얼리티마저 부실해져버린 오류를 범하고 있다.

 

4.캐스팅의 문제 :

-마흔 가까운 나이에 10대를 연기하고 있는 송일국을 보는 일도 이젠 참으로 버겁다.

왜 <에덴의 동쪽>처럼 아역을 쓰지 않은 것일까?

송일국보다 무려 다섯 살이나 어린 송승헌도 김범을 아역으로 삼아 배우도, 작품도 서로 윈윈하는 결과를 낳았는데,

송일국은 왜 그냥 그대로 10대를 연기하는 것인지? 

더구나, 송일국이라는 이름을 만방에 알린 <주몽>의 후광이 아직도 강하기 때문에, 

주몽의 손자인 '무휼'이 그저 어색하고 웃기기까지 하다.

여기에는 변하지 않은 송일국의 연기 스타일도 한몫을 하고 있는데,

제작진은 주몽과 손자의 관계를 뚜렷이 구분짓고,

이 작품이 주몽 이후의 고구려를 다루고 있다는 변별성을 얻기 위해서는 송일국을 캐스팅하지 말았어야 했다.

주몽의 무덤에서 우여곡절 끝에 신검을 얻고 그 무덤을 쓰다듬는 장면에선

마지 환생한 주몽이 자신의 무덤을 쓸어내리는 듯한 인상이 풍긴 것도,

그래서 이 드라마가 마치 <주몽>처럼 보인 것도 모두 주몽의 이미지가 아직도 온전한 송일국 때문이다.

제작진은 다소 위험하더라도 다른 배우를 무휼로 선정했어야 했고,

하다못해 아역만이라도 다른 배우가 연기를 하도록 했어야 했다.

드라마의 전체 구조도 <주몽>을 따르고 있는데, 배우마저 주몽이었으니,

이 작품은 '주몽의 아류작'이라는 오명을 씻기 어려울 듯하다.

 

전체 작품 중에서 겨우 3회만 보고 너무 심한 결론을 내린 것이 아니냐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다.

그러나, 드라마는 3회만으로도 충분히 이후의 서사가 짐작되는 장르이기 때문에

위의 유감들이 전혀 근거없는 것이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이젠,, 수목에는 <베토벤 바이러스>를 봐야할 것 듯..
아! <바람의 화원>도 있구나..
뭘 봐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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